1. 오멜 계수(오메르 계수, Counting the Omer) 란?
오멜 계수(Counting the Omer, ספירת העומר, Sefirat HaOmer)는 유대교에서 유월절(Passover) 첫날 이후부터 칠칠절(Shavuot) 전날까지 49일 동안 매일 하루씩 세는 의식이다(레위기 23:15-16). 이 기간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기까지의 시간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
2. 오멜 계수하는 방법
오멜 계수는 유대교 율법에 따라 엄격하게 수행되며,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1) 매일 저녁 오멜을 센다
유대교에서는 하루가 저녁부터 시작되므로, 매일 저녁에 오멜을 세는 기도를 한다.
기도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축복문을 포함한다.
히브리어:בָּרוּךְ אַתָּה יְיָ אֱלֹקֵינוּ מֶלֶךְ הָעוֹלָם אֲשֶׁר קִדְּשָׁנוּ בְּמִצְוֹתָיו וְצִוָּנוּ עַל סְפִירַת הָעוֹמֶר
번역:"주 우리 하나님, 세상의 왕이시여, 주의 계명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오멜을 계수하라고 명령하셨나이다."
이후 당일의 날짜를 선언한다. 예를 들어, 3일째에는 "오늘은 오멜 계수의 3일째입니다." 라고 말한다.
2) 오멜 계수 방식
첫날: “오늘은 오멜 계수의 첫째 날입니다.”
둘째 날: “오늘은 오멜 계수의 둘째 날입니다.”
일곱째 날: “오늘은 오멜 계수의 7일째로, 1주입니다.”
이후에는 주와 날짜를 함께 말한다. 예: “오늘은 오멜 계수의 23일째로, 3주와 2일입니다.”
3) 계수를 잊었을 경우
하루 동안 계수를 잊으면 다음 날부터 다시 계속할 수 있지만, 축복문을 생략해야 한다.
연속적으로 이틀을 빠뜨리면 이후에도 계수는 가능하지만, 축복문을 포함할 수 없다.
3. 오멜 계수의 문화적 특징
오멜 계수 기간은 유대교에서 중요한 종교적 의미를 가지며, 여러 문화적 특징이 있다.
1) 슬픔과 절제의 시기
오멜 기간 동안은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에게 슬픔과 고난의 시기로 여겨졌다.
2세기 바르 코크바 반란 당시 라비 아키바의 제자 24,000명이 전염병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일부 유대인 공동체에서는 결혼식, 음악 연주, 이발 등을 금지하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오멜 계수의 33일째 되는 날인 라그 바오메르(Lag BaOmer, ל״ג בעומר, 33일째의 오멜) 는 축제의 날로 기념된다. 이 날에는 결혼식과 음악이 허용되며, 전통적으로 모닥불을 피우고 활쏘기 놀이를 한다.
2) 유대교 신비주의(카발라)와 오멜 계수
카발라 전통에서는 오멜 계수를 단순한 날짜 세기가 아니라 영적 성장의 과정으로 여긴다.
7주 동안 각각의 주가 하나의 세피로트(Sefirot, 신의 속성)와 연결된다고 본다.
예: 첫째 주는 헤세드(Chesed, 사랑과 자비), 둘째 주는 게부라(Gevurah, 심판과 엄격함) 등.
따라서 오멜 계수 기간은 개인의 성품을 정화하고 영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으로 간주된다.
3) 오멜과 농업적 의미
오멜은 원래 보리 수확과 관련된 농업적 절기였다.
유월절 다음 날, 성전에서 첫 곡식을 하나님께 바치는 ‘첫 열매 제사’(Bikkurim)가 드려졌고, 이후 50일이 지나면 칠칠절(오순절, Shavuot)에서 밀 수확이 이루어졌다.
현대 이스라엘에서는 오멜 계수 기간이 농업 축제와도 연결되며, 이스라엘 건국 기념일(Yom Ha'atzmaut)도 이 기간에 포함된다.
오멜(עֹמֶר, Omer)은 원래 곡식의 단위를 의미하며,
오멜 계수(Counting the Omer)는 단순한 날짜 세기가 아니라 곡식 제사와 연결된 의식적인 계수 과정이다.
4. 오멜: 곡식 단위
히브리어 오멜(Omer) 은 보리 한 단(약 2.2리터, 히브리 도량형으로 약 1/10 에바) 의 양을 가리킨다.
오멜은 유월절 후 첫 안식일 다음 날 성전에서 하나님께 첫 열매로 바쳤던 곡식의 분량이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수확한 첫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며 감사하는 의식에서 유래했다(레위기 23:9-14).
5. 오멜 계수: 날짜 세기와의 관계
유월절 다음 날, 성전에서 첫 이삭 제사(Waving of the Omer) 가 드려진 후, 49일 동안 하루씩 날을 세면서 기다리는 것이 오멜 계수이다(레위기 23:15-16).
이는 칠칠절(Shavuot, 오순절)의 도래를 준비하는 영적 과정이었다.
따라서 오멜 계수는 단순히 날을 세는 것이 아니라, 첫 열매 제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다리는 행위였다.
6. 곡식을 담아 세는가?
오늘날 오멜 계수는 날짜를 세는 방식으로만 남아 있지만, 원래는 곡식을 바치는 의식과 연결되었다.
고대에는 오멜(보리 단)이 실제로 제사장에게 바쳐졌고, 이후 49일 동안 신앙적으로 준비하며 칠칠절(밀 수확기)을 맞이했다.
성전이 파괴된 후(서기 70년)에는 더 이상 곡식을 바치는 행위가 불가능해졌고, 오멜 계수만이 남아 날짜를 세는 의식으로 발전했다.
7. 기독교적 해석과 의미
신약에서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 오순절(Pentecost)까지의 50일이 오멜 계수와 연결된다.
사도행전 2장에서 성령 강림 사건이 칠칠절(Shavuot, 오순절)에 발생했으며, 이를 통해 성령 강림과 교회의 탄생을 예표하는 기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오멜 계수는 예수님의 부활에서 성령 강림까지의 기다림과 믿음의 성장을 상징하는 영적 여정으로 적용될 수 있다.
8. 결론
오멜 계수는 유대교에서 유월절과 칠칠절을 연결하는 중요한 종교적 전통이다. 농업적 의미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영적 성장과 율법 수여를 기념하는 상징적 의식으로 발전했다. 또한, 슬픔과 절제의 기간으로 여겨지지만, 라그 바오메르와 같은 축제도 포함된다. 기독교에서는 이 기간이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 사이의 시기로 해석되며, 믿음의 성장을 강조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오멜 계수는 단순한 날짜 세기가 아니라, 곡식 제사와 관련된 신앙적 실천이었다.초기에는 곡식(보리 한 단)을 바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의식이 있었고, 이후 49일 동안 날을 세며 칠칠절을 기다렸다.오늘날에는 성전이 없기 때문에 곡식을 담아 세지는 않지만, 여전히 유대교에서는 매일 계수를 하면서 신앙적 의미를 되새기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